'처갓집'으론 역부족?…하림에 치이고 올품에 밀리는 체리부로 [김은정의 기업워치]

입력 2021-06-25 08:57   수정 2021-06-25 09:03

≪이 기사는 06월24일(13:3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닭고기 업체 체리부로의 신용도가 계속 추락하고 있다. 매년 크게 오르내리고 있는 제품 시세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데다 계속 투자가 진행되면서 영업현금흐름이 위축된 탓이다. 앞으로도 투자 기조가 이어질 전망인데 수급 불균형은 반복되면서 중단기적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체리부로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체리부로의 최대주주는 '처갓집양념치킨' 프랜차이즈망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일오삼이다. 올 3월 말 기준 2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체리부로는 지난해 6월만 해도 BB 신용등급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BB-로 내려앉은 뒤, 다시 이번에 B+로 떨어졌다. B+로 떨어지면서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까지 같이 달게 돼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연쇄 강등의 가장 큰 이유는 시장 변동성에 대한 미흡한 대응 능력에 있다. 체리부로는 사육, 가공, 유통 등 연관 사업 전 단계에 걸쳐 다각화 체계를 갖췄다. 종속기업인 한국원종, 한라CFN을 통해 종계 사육과 부화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하림이나 마니커 등 대표적인 동종 기업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적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역량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체리부로는 올 1분기 도축 실적 기준 7.5%의 점유율로 하림, 올품, 동우에 이어 4위 수준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1위 기업인 하림이 19.6%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기업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수입물량이 증가세라 시장 내 경쟁 강도는 높은 편이다. 시장 지위와 무관하게 각 기업의 가격 결정력은 크지 않다. 이런 탓에 연도별 제품 시세 변화가 기업별 실적 변동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육계 관련 사업은 축산업 특성상 수급 불균형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매년 수급 불일치에 따라 시세 등락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수급 구조 뿐만 아니라 원종계 수입처인 미국 등지의 수급 상황에 따라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속적인 사업 기반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시세 등락으로 영업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위축됐다"며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여파는 오히려 미미하지만 전반적인 사업·재무안정성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체리부로의 올 1분기 매출 대비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은 4.1%다. 예년에 비해선 선방했지만 연간 추세로 보면 그렇지 않다. 지난해엔 마이너스(-) 8.5%였다. 2019년엔 -4.8%에 그쳤다. 체리부로는 2018년 이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를 빼면 매년 150억원 안팎의 투자 기조 유지로 인해 잉여현금창출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2017년 주식 상장을 통해 일시적으로 재무상태가 좋아졌지만 외부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런 추세라면 추가적인 신용도 강등까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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